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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회복수기

다사랑중앙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분들의 생생한 회복 경험담입니다.
알코올 중독 치료를 통해 새 삶의 희망을 찾으신 환자분들의 진솔한 회복 수기가
알코올중독으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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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알코올 중독 회복수기] 삶의 전환점, 새로 태어나다
등록일 2021-02-09 조회수 354 이름 다사랑
첨부파일 2018환자회복수기_썸네일.jpg

[2018 알코올 중독 회복수기 공모전 우수상]

 

삶의 전환점, 새로 태어나다

 

○○

저는 20158월부터 13개월간 이곳 다사랑중앙병원에서 개방, 재활 치료를 마치고 퇴원하여 이달 930일이 되면 2년 차가 되는 회복자입니다. 제가 이곳 다사랑중앙병원의 치료와 A.A.모임을 통하여 새로운 사람으로 살게됨에 감사하며 이 감사를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용기를 내어 이렇게 글을 써 봅니다.

 

다시 기억을 떠올려보면 다사랑중앙병원에 입원해 제게 찾아온 마음과 생각의 변화는 너무 많아서 모두 기록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저 자신과 자녀, 가족에 대한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과 상황, 사건에 대해 생각하는 관점까지 많은 것들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아마 제 나이보다 훨씬 이전에 느끼고 깨달았을 것을 저는 이제야 느끼고 깨달아 행동하는 것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지난 3년간 다사랑중앙병원의 치료와 A.A. 모임의 치유를 통해 많은 것이 변한 삶 속에서 소중하게 여겨지는 저 혼자만 간직하기는 벅찬 경험 몇 가지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가장 크고 소중히 여겨지는 것은 제 마음의 변화입니다. 저는 십여 년 전 편지 한 장 써 놓지 않고 집을 나간 남편으로 인해 원망과 분노로 매일 술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입원 초기만 해도 알코올 중독자가 된 것이 저 자신이 아니라 남편 때문이고, 제게는 잘못이 없는 이유가 있는 알코올 중독자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다 원내 재활을 하던 중 한 A.A. 그룹에서 공개 모임 때 스피커스를 해달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일주일 간 밤늦도록 스피커스 준비를 하던 과정에서 저는 제가 술 마시던 과거의 진실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진실로 제 과거의 모습과 마주 했을 때 스피커스 준비는 하지 못한 채 반성과 후회의 눈물로 밤을 새우고 말았습니다.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스피커스를 마친 후 저는 제가 한 이야기를 되짚어 보고 너무도 놀랐습니다. 남편에 대한 배신감, 원망, 분노로 술을 마셨다고 고백하고 다녔던 제가 눈물을 흘리며 남편을 보이지 않는 칼로 매일 찌르고 괴롭혔기 때문에 그 사람이 그렇게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알 수 없는 힘이 아니 내가 믿게 된 위대하신 힘이 저 자신의 과거를 진실로 돌아보았을 때 그동안 왜곡된 사실들을 바로 잡아 주셨음을 저는 믿습니다. 그러면서 남편에 대한 분노와 원망이 사라졌고 오히려 남편과 아이들을 생이별하게 만든 것을 용서받아야겠다는 마음마저 갖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에 대한 원한이 사라지자 제 마음에 진정한 자유와 평안함이 찾아옴을 이 일을 계기로 느끼고 알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소중한 경험은 아이들이 변화한 것입니다. 술을 마실 때 저는 매우 강압적인 엄마였습니다. 혼자 키우다 보니 제가 무조건 잘해야 하고 아이들은 제 마음대로 움직여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은 착하고 바르게 자라주었고 저는 제가 잘 키워 그런 것이라 알고 살았었습니다. 하지만 병원의 치료와 지속적인 모임 생활로 저는 스스로가 얼마나 나쁘고 부끄러운 엄마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퇴원 후, 두 아이에 대한 집착과 조정을 내려놓기 위해 힘들지만 노력하였습니다. 그 결과 아이들은 말이 많아지고 좋고 싫음을 저에게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딸아이도 그렇지만 아들은 더 많이 달라졌습니다. 퇴원 후 1년 정도를 준비하여 병원 입원 중 하지 못했던 9단계 보상을 하였습니다. 병원에서 9단계 발표 때 어렵게 참석한 딸아이에게는 보상 편지를 쓰고 읽어 주었는데 큰아이인 아들에게 쉽게 하지 못했던 것이 그만큼 더 큰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1년 동안 큰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제가 주었던 상처들을 마주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단계를 실천했을 때의 효과를 경험했던 저는 안 할 수 없었습니다. 아들 앞에 무릎을 꿇고 기억나는 대로 아이에게 주었던 상처를 고백하고 저의 성격적 결점들을 인정하며 용서를 빌자 아들은 울기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1, 2학년 때 보고 처음 보는 아들의 눈물이었습니다. 한참을 울고 난 아들은 엄마를 다 이해하고 용서한다고 지금처럼만 살아달라고,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고, 엄마 걱정을 하지 않으니 자신의 미래와 꿈을 설계할 수 있다며 감사하다는 말을 하였습니다. 그 이후로 아이의 눈빛이 따뜻해졌고 어릴 때처럼 수다스럽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아들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 소중히 여겨지는 것은 지금의 삶 속에서 만나는 사람에 대한 저의 마음입니다. 저는 병원에서 9단계 발표 때 쓰는 단주 서약에 저 자신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고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고 싶다고 썼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때 그런 생각까지 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그만큼 병원의 프로그램과 치료가 제 몸과 마음에 잘 적용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술을 마실 때 저는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저 자신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교만한 사람이었습니다. 병원의 치료와 지속적인 모임 생활 덕분에 저 혼자서는 살 수 없고 단주도 할 수 없음을 배우고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소중한 만큼 타인의 삶도 소중함을 알게 되었기에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중독자인 저에게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조금은 덜 이기적이려고, 조금은 덜 유치하려고, 조금은 덜 예민하려고 노력하며 오늘 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 외에도 크고 작게 감사할 일, 기쁜 일, 행복한 일은 수없이 많습니다. 마음이 바뀌니 예전이면 그냥 지나갈 일도 감사 또 감사하게 됩니다. 퇴원하여 지난 2년 동안 기쁘고 행복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또 이웃 간에 새로운 상황이나 문제가 일어나면 감정의 조절이나 순간 대처하는 순발력이 없어 난감해하며 당황하기도 했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그런 것들을 핑계 삼아 술을 마셨겠지만 이제는 술을 마시지 않는 알코올 중독자인 저는 모임에 나갑니다. 그곳에서 이런 순간들에 관해 이야기하면 먼저 경험하신 멤버들의 아낌없는 조언과 격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알코올 중독자인 제가 술을 마시지 않고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합니다. 어렵고 힘든 과정이겠지만 이제는 두렵지 않습니다. 이곳 다사랑중앙병원에서 치료를 통해 다져진 튼튼한 주춧돌이 제 내면에 있고 저와 함께 하는 A.A. 모임의 멤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혼자 술을 끊겠다고 오랜 시간을 고통으로 보냈습니다. 하지만 술은 끊어지지 않았고 저와 아이들은 점점 병들어갔습니다. 다사랑중앙병원의 치료를 통해 또 지속적인 모임 생활을 통해 저는 지금 술을 마시지 않고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술을 마실 때는 가슴에 담은 소망이 죄책감이 되고 연민이 되어 또다시 술을 마셨고 괴로워했던 것 같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고 있는 지금 제 가슴에 품은 소망은 현실이 되어 제 앞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팀으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느껴보셨는지요?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 그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고 계시는지요? 이곳 다사랑중앙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받은 것은 제 삶에 전환점이 되었고 저는 새로 태어났습니다. 눈물 나도록 진심으로 마음을 다하여 감사드립니다. 저 혼자만의 삶이 아니라 제 아이들의 삶까지도 밝고 환하게 바꾸어 주신 다사랑중앙병원의 치료진 선생님들과 A.A. 모임의 멤버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감사드림으로만 끝나지 않도록 저는 앞으로 술 마시지 않는 알코올 중독자이면서 가정과 사회에서 제 역할을 다하는 회복자로 살아가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격려와 응원으로 힘이 되어주는 아이들에게 그리고 후원자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