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열지 않음

다사랑중앙병원

전국 최초 3회 연속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전문병원 다사랑중앙병원

생생다사랑

  • home
  • 생생다사랑

환자회복수기

다사랑중앙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분들의 생생한 회복 경험담입니다.
알코올 중독 치료를 통해 새 삶의 희망을 찾으신 환자분들의 진솔한 회복 수기가
알코올중독으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환자회복수기는 회원가입 후 로그인하셔야 보실 수 있습니다.

[2019 알코올 중독 회복수기] 하루하루 회복중인 나야...고마워
등록일 2021-02-09 조회수 358 이름 다사랑
첨부파일 2019환자회복수기_썸네일.jpg

[2019 알코올 중독 회복수기 공모전 참가상]

 

하루하루 회복중인 나야...고마워

 

○○

 

곧 죽어도 자존심 하나는 굽히지 않고 항상 자기 잘난 맛에 살던 지난 20대의 삶... 잘생기진 않았지만 나름 이성에게 인기있는 외모와 유머러스한 입담으로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했고, 젊다는 이유만으로 술을 내리 마시던 삶이지만 아무 문제 없이 잘 흘러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첫 직장에서 하지 말았어야 될 큰 실수를 저질러 권고사직을 받게 되었고, 그로 인한 충격과 스트레스에 저는 본격적인 음주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그 길이 중독자로 가는 길인 것도 모른 체...

 

권고사직 받았다는 사실을 가족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거짓말로 출근한다 해놓곤 모텔에 들어가 혼자 소주병 나발을 불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술에 취해 더 마시고 싶을 땐, 야근이나 당직을 해야된다는 거짓말로 가족을 안심시키며 술을 마셨습니다.

 

처음에는 한두 병으로 시작해 거의 사람이 죽을 정도로 마시고, 토할 때까지 마시고, 토하고 나서도 마시는 삶으로 바뀌었습니다. 하루에 10병은 기본이었으며 모아둔 적금마저 몰래 깨고, 돈이 될 만한 물건들은 다 팔아 술을 사는데 쓰는 비참한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생활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가족들이 권고사직을 알게 되었지만 구직하고 있다며 거짓말을 하고 나가서 또 술을 마셨습니다. 뭘 하면서 보낸지도 모른 체 술 마시는 것 외에는 아무런 계획도 생각도 없이 살았습니다.

 

돈 나올 구석이 없자 돈을 벌어 술을 마시려고 다시 취직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일만 끝나면 바로 아무도 안 보이는 곳이나 아파트상가 공중화장실 혹은 공원에서 몰래 술을 마셨습니다. 가족들에게는 회식이라고 거짓말하며 매일같이 술을 마셨습니다. 분명 술에 취해 정신이 없는데도 더 마실 궁리를 하며 몰래 술을 사들고 집에 가 가족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숨긴 뒤 방문을 잠구고 술을 마시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잦은 기침이 나오고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아침밥을 먹기 힘들 정도로 수전증이 심했습니다. 숟가락을 제대로 들고 식사할 수 없자 가족들은 저를 걱정했습니다. 매일같이 소주 4~5병 이상을 마셔서 그런 것인데도 저는 내 몸 상태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도 모른 체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들과 함께 옷을 사러 나갔습니다. 옷을 고르는데도 손이 덜덜덜 떨리자 그 모습을 보신 어머니가 기겁을 하셨습니다.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이니 병원에 가봐야 되는것 아니냐고 하셨지만 저는 아니라고 괜찮다고 일이 바빠 그런 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변명으로 둘러대기 급급했습니다

 

2017년 추석날, 제삿상을 준비하던 중 막걸리 한 잔을 마시자마자 눈에서 황달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께선 빨리 병원에 가봐야 되는 것 아니냐며 병원을 알아보셨지만 추석 연휴다 보니 큰 병원들도 진료를 하지 않아 결국 추석이 끝나고 진료를 받으러 갔습니다. 간이 너무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해야된다는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가족들이 잠시 식사 및 휴식을 취하러 간 사이, 저는 그새를 못 참고 밖으로 나와 환자복을 입은 상태에서 소주를 사들고 병원으로 돌아와 아무런 안주도 없이 깡소주를 마셨습니다. 절대로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지만 의사의 말을 무시한 채 술을 마셨습니다. 마시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환청과 환각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결국 거의 반쯤 기절한 상태가 되어 큰 대학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큰 병원에 이송되고 난 뒤, 비로소 가족들은 제가 알코올 중독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 자신은 절대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사실 중독돼 있었습니다. 그렇게 대학병원에 입원해 만 29살의 나이로 간경화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담당 원장님은 물론 가족들까지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 넣은 결과였기에 제 자신도 믿기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1달 반 정도 병원에서 치료 후,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해야되는데도 불구하고 술 생각을 버리질 못하여 또 술을 마셨습니다. 정신을 못 차리는 제 모습에 스스로 도저히 안 되겠다 판단하여 처음으로 부천에 있는 알코올 전문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정말로 지옥같은 폐쇄병동에 약 3 개월 동안 갇혀있으면서 나가면 술을 안 마셔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곳에서 아무것도 배운 것 없이 그저 술만 강제로 못 마신 것이었기 때문에 저는 퇴원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음주의 세계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오히려 더 심해져 마시는 횟수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마셨으며 심지어 길을 가다가 목이 마르면 대놓고 소주병을 보이기 싫어 페트병 사이다를 사서 사이다를 버리고 안에 소주를 넣어 걸어가는 길에 마시기도 하였습니다. 진짜 전형적인 알코올 중독자들이 하는 행동을 제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제가 하는 행동이 그저 옳다 생각했고 전혀 문제가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못하였습니다. 내가 술을 마시고 싶어서 마셨지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마신게 아니니 난 잘못이 없다고...

 

방에서 몰래 마시던 소주병들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하루가 멀다하고 가족들에게 들켰습니다. 가족들은 제가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며 부천에 있는 다른 알코올 병원으로 저를 입원시켰습니다. 이미 한 번 경험한 전적이 있던 저는 빨리 나가고 싶다는 마음에 거짓으로 이젠 정말 안마시겠다는 선언을 하며 한 달만에 빠르게 퇴원을 했습니다. 그래도 진짜 안 마시기로 말을 했으니 당분간은 마시지 말자...’면서 꾸욱 참으면서 지냈지만 20186월 말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술을 마셔버렸습니다. 정신이 나갈때까지 술을 마시다 정신을 잃어 결국 가족이 운영하는 독서실 건물 1층 화장실에서 쓰러졌고 결국 응급차에 실려 병원에 이송됐습니다.

 

저는 스스로 도저히 답이 없다고 판단하였고 가족들도 마지막 희망이자 기회를 저에게 제공해 201872, 이곳 다사랑중앙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어차피 여기서 3개월 이상 저를 잡아 둘 수 없다는 규정을 알고 있었기에 ‘3개월만 참고 퇴원해서 또 마시면 되지.’하는 계획으로 병원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1단계 발표라는 관문이 다가왔고 그냥 말로 쇼 하는거네~’라는 생각에 곧 죽어도 안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관리병동에선 주말에 할 것이 너무 없기에 심심할 때 한 번 써보라는 상담사님의 말에 한 번 져주는 식으로 알겠다고 하며 문항을 받아 써 내려갔습니다.

 

한 문항 한 문항 넘길 때마다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막 올라오면서 알 수 없는 눈물들이 주르륵 흘렀습니다. 그러 제 모습을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어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그렇게 그래, 나도 한 번 마음을 잡아보자! 다시 예전에 나로 되돌아가보자!’ 라고 다짐하며 1단계 발표를 어머니 앞에서 당당하게 외치며 개방병동으로 내려왔습니다.

 

개방병동에서 A.A.모임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회복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라 배웠는데 다들 자기가 중독자인데 예전엔 어떠했는지 지금은 어떻게 생활하는지에 대해 알려주었습니다. ‘그게 뭐가 나한테 도움이 되는 거지?’라는 의문에 오히려 회복을 해볼까 마음 먹었던 저에게는 다시 알코올 중독자로 돌아가게끔 만드는 계기가 될 것 같았습니다.

 

불만이 너무 크고 화가 난 나머지 지금의 재활상담사가 아닌 예전 재활상담사님께 “A.A.모임이 너무 싫습니다. 저는 이거 못 하겠습니다. 안 듣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상담사님이 해주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속는 셈 치고 딱 2주만, 2번만 병원모임에 참석해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경험담을 눈감고 들으며 내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들어보세요. 만약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면 다시는 A.A.모임에 안가도 되고 병원모임도 안 들어가셔도 됩니다. 한 번만 그렇게 해보세요.” 그 말에 속는 셈 치고 해보았는데 정말 내 이야기라 생각하고 들으니 왜 제가 그렇게 싫어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계속 회복의 길을 이어나가기 위해 집 근처 A.A.모임을 다니고 있습니다. 지금은 몸도 많이 건강해지고 정신 건강도 많이 회복되어 너무나 기분이 좋습니다. 이 기세를 몰아 현재도 재활병동에서 꾸준히 치료중에 있습니다.

 

하루하루 점점 더 나아지고 있는 나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