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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회복수기

다사랑중앙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분들의 생생한 회복 경험담입니다.
알코올 중독 치료를 통해 새 삶의 희망을 찾으신 환자분들의 진솔한 회복 수기가
알코올중독으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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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알코올 중독 회복수기] 감사한 나날
등록일 2021-02-09 조회수 440 이름 다사랑
첨부파일 2020환자회복수기_썸네일.jpg

[2020 알코올 중독 회복수기 공모전 참가상]

 

감사한 나날

 

○○

 

안녕하세요. 다사랑중앙병원에 2020213일에 입원해 613일에 퇴원한 이OO입니다. 이번에 회복 수기 공모전을 한다는 문자를 받고 나도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을 해서 이렇게 한번 써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입원 생활하며 느낀 점과 퇴원 후 생활 경험하며 느낀 점 순으로 써보겠습니다. 저는 솔직히 음주 후 필름이 끊기고 폭력적으로 변하고 길거리에서 토를 하거나 길 또는 화장실에서 잠드는 것을 술을 마시면 누구나 하는 행동으로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런 행동들은 누구나 다 하는 게 아니고 알코올 중독자들이 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다사랑중앙병원에 입원하기 4일 전에 마지막 잔을 놓았는데, 마지막 잔을 놓은 날도 제가 많이 취해서 사람들이랑 싸우고, 친구들에게 욕도 하고, 집에서 토하고, 부모님께 전화해서 행패를 부렸습니다. 그때 이제는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부모님은 예전부터 너는 알코올중독자 같다. 알코올 문제를 치료하는 병원이 있으면 입원해서 알코올 문제를 고치자고 말씀하셨고 저는 마지막 잔 놓은 날을 생각하며 입원을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입원 전에 고기를 실컷 먹고 입원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제가 알코올병원이 처음인지라, 6병동에 올라와 주변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여기는 분위기가 참 이상한 곳이다. 진짜 나한테 시비 거는 환자들 있으면 계속해서 싸울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지내기 시작했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아침밥을 먹으려고 반찬을 보자마자 ! 육류는 없고 다 풀만 있네? 진짜 짜증이 나 죽겠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처음 입원해서 5일 동안은 2인실에 혼자 있는 거라 수업도 못 듣고 하니 담배만 주야장천 피우고 누웠다가 일어나서 담배 피우고 이런 생활만 계속 반복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주변 젊은 환자들이랑 친해지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나보다 1살 많은 형이랑 친해져 같이 담배도 피우러 가고 대화도 많이 나누면서 다사랑중앙병원 시스템에 대해서 대충은 들어 금방 파악하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한 2주 뒤에 그 형이 개방병동으로 간다고 해서 ! 이제 혼자 남으면 어떡하나?’ 이런 걱정을 조금 하게 되었고 그 형의 나 먼저 내려가 있을 테니까 빨리 내려오면 나 볼 수 있어.’ 라는 말을 듣고 일단 나도 최대한 빨리 내려가겠다.’ 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형이 내려가는 날에 세면 바구니를 저한테 주고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대략 2일 정도 혼자 지내다가 제가 지내고 있는 2인실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나가서 보니 젊은 사람들 2명이 대화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친해지려고 먼저 가서 말도 걸고 그냥 이것저것 대화를 하다가 친해지기 시작했고 그래서 저 포함 3명이 함께 생활하며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3명에서 같이 다니니까 운동할 때에도 기분이 좋았고 일찍 일어나는 것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러다가 새로운 환우들이 오면 일단 나이를 먼저 보고 젊은 연령대면 제가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걸고 친해지고 같이 다니고 해서 저 포함 총 5명이 되었습니다. 그 중 한 명은 저희 친형이랑 동갑이라 더 편하게 느껴져서 그 형한테는 제가 담배가 있어도 없는 척하고 담배를 많이 받아서 피웠고, 같이 수업 듣고 탁구 하고 6병동 수간호사님이랑 대화도 많이 하면서 관리병동 생활을 한 달 반 정도 했습니다. 저랑 친한 형들이 천천히 개방병동에 내려갈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빨리 준비해야겠다.’ 는 생각을 더더욱 확고하게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박민호 상담사님이 내주신 숙제도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해서 내고 발표지도 쓰면서 이렇게 2주 정도 고생한 끝에 발표했습니다. 발표하는 중간중간마다 부모님께 죄송하고 지인이나 친구들한테 미안하다는 생각이 급격하게 치밀어 올라서 발표 후반부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래도 발표를 끝내니 후련한 마음이 더 커져서 금방 진정되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에 개방병동에 내려갔는데 관리병동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일단 가장 좋은 것은 라이터를 가지고 담배를 피울 수 있다는 사실이고 2층이 오픈되어 있다는 사실과 일주일에 한 번씩 간식비를 현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참 신기했고 새로운 세상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개방병동에 내려갔을 때는 아는 형들이 2명 있어서 다행히 개방병동 생활에도 크게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 한 명이 4월 중에 퇴원한다는 이야기를 해서 형 왜 벌써 퇴원해?’ 라고 물어봤고 그 형은 나 밖에서 할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퇴원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솔직히 내가 형이랑 가장 친한데 형 나가면 쓸쓸해서 어떡하느냐.’ 라고 말을 했고 그 형은 너도 빨리 퇴원해서 밖에서 볼 수 있으면 보자.’ 라고 말을 했고 저는 알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쓸쓸한 1~2주를 보냈고 그래도 남은 형들이랑 잘 지내면서 개방병동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개방병동에서도 두어 달간 있으면서 4단계 발표도 하고 9단계 발표도 했습니다. 주변 환우 형님들한테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병원 입원이 처음인 사람이 9단계 발표하는 게 쉬운 게 아닌데 고생 많았다.’ 고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발표를 준비할 때 솔직히 고비가 많았지만, 보호사님 환우 형님들의 조언들을 생각하며 버텼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613일 퇴원하는 날이 되었고, 이제 진짜 밖에 나가서 생활한다는 생각을 했을 때 정말 기대가 컸습니다. 그래서 아침부터 부모님께 전화를 계속했고 한 1030분쯤에 병원 근처에 다 왔다고 했을 때 저는 미리 짐을 다 정리해 놓은 상태라 바로 내려가서 짐을 차에 실었습니다. 그리고 환우 형님들을 한번 보는데 아주 별의별 이상한 소리를 해대는데 웃겨 죽는 줄 알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먼저 퇴원한 7병동 형님이 저 퇴원하는 날에 외래를 왔는데, 그 형도 웃으면서 집에 가라는 뜻으로 이상한 소리를 막 하는데 아주 웃겨 죽는 줄 알았습니다. 차에 타면서 일단 할머니 댁으로 먼저 갔고 할머니한테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고 집에 왔는데 별로 변한 게 없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적응하는 속도가 기가 막히기 때문에 금방 병원 밖의 생활에 다시 적응하게 되었고 외부 A.A.모임에 나가기 위해 현재 A.A.모임 하는 곳이 어디인지 찾아보았습니다. 서울까지는 예전부터 생활해 왔던 곳이기 때문에 서울 쪽으로 알아보게 되었고 처음 A.A.모임에 나간 곳은 명동 모임이었습니다. 처음 갔는데 솔직히 병원에서 A.A.모임 할 때랑 다르다는 것을 느꼈고 여러 사람이 경험담을 경청하며 들으면서 내 경험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나는 회복자의 길을 걸어야 해서 A.A.모임도 자주 나갔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조금씩 고비가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솔직히 고집이 조금 센 편인데 저와 계속 의견 차이가 생겨서 결국 말다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바로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다. 부모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데는 다 이유가 있겠다.’ 라고 바로 생각해서 아버지 말씀이 맞고 내가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랬더니 말다툼이 길게 가지 않고 바로 끝이 났고 그렇게 평범하게 일상생활을 계속 이어나갔습니다. 7월 즈음에는 서울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제가 좋아하는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고 50km~60km 정도 타고나면 몸이 조금 힘들지만 개운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런 생활이 한 달, 두 달, 석 달, 현재 넉 달이 지나고 다섯달째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정말 다사랑중앙병원에 매일 매일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감사한 나날을 지내고 있는 회복자 이OO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