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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회복수기

다사랑중앙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분들의 생생한 회복 경험담입니다.
알코올 중독 치료를 통해 새 삶의 희망을 찾으신 환자분들의 진솔한 회복 수기가
알코올중독으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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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알코올 중독 회복수기] 단주 후 인생
등록일 2021-02-09 조회수 531 이름 다사랑
첨부파일 2020환자회복수기_썸네일.jpg

[2020 알코올 중독 회복수기 공모전 참가상]

 

단주 후 인생

 

○○

 

인생은 이정표 없는 나그넷길이던가? 드높고 맑은 10월 창공에 덧없이 흐르는 구름 한 조각처럼 지난날들이 마음 한구석 아픈 기억으로 되살아난다. 20121026일 처음으로 알코올 병원에 입원한 날이다. 꽃잎에 이슬처럼 바라보며 함께할 때는 영롱하고 아름답던 신비함도 자연의 섭리에 따라 찬란한 태양 빛으로 사라지더니, 일생을 함께 해야 할 사랑하는 이들이 하늘나라 먼 곳으로 내 곁을 떠나고 나니 허전함과 외로움이 밀물처럼 밀려들고 의지할 것이 술밖에 없었다. 그렇게 목적도 없이 마시다 보니 육신이 너덜거리고 삶은 포기되어 나락으로 떨어져 사경을 헤매게 되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아이들이 얼마나 애간장을 졸였으면 아비를 알코올 병원에 입원시켰을까?

 

이제는 돌아오지 못할 먼 곳에서 나를 지켜보고 계실 그리운 어머님!

예쁘고 고왔던 당신, 고향을 지키며 형제들의 울타리가 되었던 형님!

이 소중한 분들이 술타령으로 멍하니 인생 가는 줄 모르고 보낸 공허한 시간 속에 모두가 내 곁을 떠나셨으니 더욱이나 가슴이 저리고 후회도 많다. 알코올중독으로 사랑하는 가족들이나 이웃들 모두에게 황당한 피해를 주고 바른 인생을 살지 못해 고통을 준 일들은 세월이 가도 그저 송구스럽고 죄송한 마음뿐이다.

 

사랑하는 소중한 아들, 딸 그리고 형제들이여! 통곡하는 마음으로 회고한다. 술에 취한 날이면 정신은 혼미하고 행동도 변화무쌍하니 가족들이 겪었을 땅이 꺼지고 하늘이 무너지는 참담한 심정은 하루하루 그날이 오죽이나 괴로웠을까? 비틀거리는 걸음, 거친 행동이나 말투로 주위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주정뱅이가 아버지라는 현실로 나타나면 얼마나 창피하고 곤욕스러웠을까? 술에 취해 길에 쓰러진 아버지를 등에 업고 집으로 돌아오는 아들의 심정은 얼마나 황당했을까? 장취와 숙취로 10여 일간 식음을 전폐하고 꼼짝 않고 누워 있으면 자식들은 얼마나 정신적으로 힘들고 아버지에게 느끼는 실망은 어땠을까? 하나밖에 없는 오빠라고 각자의 가정에 식구들보다 오빠를 챙기느라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우리의 가치관은 공기처럼 떠다니다 바람에 쓸려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힘들었던 지난날들에 물심양면으로 치료와 단계적 교육을 통해 단주에 큰 도움을 주신 다사랑중앙병원 의료진들과 상담사분들께 정말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당시에는 아이들이나 주위 모든 분이 한없이 원망스럽고 밉기만 했는데, 이제는 소중한 기억으로 아름다운 인생의 한 자락이 되어 환한 미소를 짓게 한다.

 

다사랑중앙병원 연중행사 중 병동 간 탁구대회에서 2병동(우보라 원장님)을 대표해 개원 이래 노년층 우승을 만들어낸 감회는 지금도 생각하면 대견스럽고 뿌듯함에 가슴이 설렌다. 개방병동에서 치료할 때는 여가를 이용해 삼삼오오 모여서 모락산을 오를 때면 봄 기운이 완연한 4월 햇살에 길옆 산수유 꽃봉오리에 새 희망이 용트림하고 가지마다 움트는 연초록 잎사귀마다 모락산 전투에서 조국을 위해 장렬히 전사한 6월 무명용사들의 넋이 우리의 육신을 다독일 때면 맑은 정신, 건강한 몸으로 내 아들과 딸, 형제들 그리고 몇 달간 희로애락을 함께 한 환우분들과 온 누리 민족들 모두와 행복한 여생을 살아가리라 굳게 다짐을 하며 고즈넉한 청계사 풍경 소리에 세종임금님의 넷째아들 임영대군의 한양궁궐 그리고 유배의 한이 오랜 세월 여명으로 나를 바르게 일으켜 세운다.

 

다사랑중앙병원의 단주치료 후 덧없이 흐른 세월 덕에 각고에 새겨진 주름은 늘고 백발이 성성한 노인의 모습일지라도 마음은 세인들에 존경받는 어르신이 되자고 노력한다. 여가를 활용해 내면적인 수양과 작은 봉사활동에 최우선적인 시간을 갖고 동아리 회원들과 색소폰 연주로 어려운 여건에서 자괴감에 빠진 분들을 찾아 음악적 재능 기부로 활력과 희망을 전하고 있다. 가족의 죽음 앞에 슬픔과 공허함을 위로하고 시·공간을 함께 하는 연령회 봉사로 지난날에 자신을 돌이켜 보고 작은 일이나 내가 하는 일들로 함께하는 이들의 마음에 여유와 내일을 설계하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인지. 남아있는 우리들의 인생도 늘 맑은 미소와 행복으로 후회 없는 삶이 되기를 기원하며 모두 모두 건강하시고 즐거운 여생이길 바라마지 않는다.

 

*** 後悔(후회) 希望(희망) ***

 

창밖에 햇살을 따사로운데

마음은 공허하고 시리기만 하다.

 

하늘나라 계신 어머님이 보고 싶고

어머님 곁에 있을 내 님의 사랑이 그리워서인가?

 

어머님이 보고 싶고 그 사람 사랑이 그리웁다고

비워진 술잔을 옆에 놓고

초점 없는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보면

걱정 어린 차가운 시선들을 피하듯 외면하고

 

이제는 오늘만, 또 오늘만 하면서

쓰러진 술병들 속에

내 삶에 희망도 아스라이 멀어질 때

 

은총의 손길들이 구원의 길 인도하사

얼룩지고 해묵은 옛 상처 치유되고

애틋한 ()님의 사랑도 정리해보니

멀리 있던 희망과 행복이

우리 곁으로 살며시 내리시어

따스한 손 맞잡고 건강한 인생

큰 사랑이 함께하는 행복한 낙원으로

같이 가자고 고운 미소로 우리를 부르네.

2020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