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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회복수기

다사랑중앙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분들의 생생한 회복 경험담입니다.
알코올 중독 치료를 통해 새 삶의 희망을 찾으신 환자분들의 진솔한 회복 수기가
알코올중독으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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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알코올 중독 회복수기] 다시 찾게 된 나의 20대 청춘
등록일 2021-02-09 조회수 624 이름 다사랑
첨부파일 2020환자회복수기_썸네일.jpg

[2020 알코올 중독 회복수기 공모전 장려상]

 

다시 찾게 된 나의 20대 청춘

 

○○

 

안녕하세요. 현재 다사랑중앙병원 재활 병동에 입원중이며 병원 치료 과정을 통해 20대의 새로운 꿈을 갖게 된 알코올 중독자 입니다. 먼저 저는 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회복수기를 쓸 수 있게 도와주시고 항상 옆에서 응원해주시는 가족과 치료진들, 환우 선생님, 위대하신 힘께 감사합니다.

 

201810월 말 스스로 알코올 중독자라고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24살의 나이로 가족들에 의해 다사랑중앙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에 입원했던 당시 술을 5년밖에 먹지 않았다는 이유로 저는 제가 중독자로 병원에 강제 입원하게 된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또한 모든 것이 어렸을 때 아버지의 술문제로 힘들어했던 어머니 때문이라고 탓하고 투사하였습니다. 그저 저도 남들처럼 술을 즐기고 좋아했던 것뿐인데 아버지의 술문제를 저에게 투영시키시고 이상한 병원에 입원시켜 저를 문제아로 낙인찍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갑자기 단절된 생활의 두려움, 첫직장을 스스로 정리하지 못했다는 좌절과 분노에 더 이상 가족조차도 믿을 수 없다는 왜곡된 사고로 병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술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지만 술을 끊어야겠다는 생각보다 겉으로만 중독자임을 인정하고 빨리 퇴원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입원 당시 저에겐 2년 정도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입원 후에도 헤어지지 않고 연락되었고 병원에 찾아오는 남자친구가 있었기에 병원 프로그램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겉으로만 잘 지내는 척하며 남자친구를 세상과 연결된 유일한 희망의 끈이라고 믿으며 생활했습니다. 입원한지 3개월 즈음 개방 병동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퇴원시켜주지 않겠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전동을 준비하던 중 다른 여자가 만나보고 싶다는 이유로 남자친구에게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받았습니다.

 

입원시키신 부모님께 이별의 고통을 투사하며 퇴원을 요구했습니다. 저와 공동의존이 심하신 엄마는 제가 불안해하니 함께 힘들어 하셨지만 상담사 선생님의 조언으로 저와 거리를 두고 한동안 면회도 오지 않으셨습니다. 그때 제가 느낀 무력감은 그야말로 밑바닥이었습니다. 부모님, 남자친구, 병원 그 무엇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무력감을 경험했습니다. 처음 병원에 입원했을 때 내 인생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불행이 모두 나에게 왔다며 현실을 도피하려고만 했습니다. 신을 원망하고 내 인생은 망했다고 생각하며 끝없는 동굴을 파고들어갔습니다.

 

관리 병동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정체기를 보내던 중 상담사 선생님의 진심어린 권유에 그래, 개방 병동이 다르다니 한 번 어떤 곳인지 가보자.’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항상 퇴원만 하고 싶었던 저는 위대하신 힘의 도움으로 개방 병동으로 전동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문제를 제대로 보기 시작한 것은 전동 후 4단계 자서전을 쓸 때부터였습니다. 저에게 술이 어떤 의미고 어렸을 때부터 남들과는 다른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중요한 일을 해야 할 때면 실수하기 일쑤였고 눈치 없이 상황에 맞지 않는 말과 행동을 하여 의도치 않게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문제는 성인이 되어서도 해결되지 않았고 저는 아닌 척 했지만 문제들은 계속 말썽이 되었습니다. 어릴 때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아니라고 부정하기만 했던 병, ADHD라는 것을 4단계 발표를 통하여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술을 마시면 실수할 수 있다며 술에 취해서 잘못을 해도 그냥 넘어가는 음주에 관대한 세상에 술을 마시면 문제가 있는 나도 남들과 똑같은 평범한 사람이란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아지기를 바라면서 시작했던 술은 첫 잔부터 평범치 못했습니다. 저의 첫 술은 성인이 된 기쁨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첫 잔을 들며 제가 했던 말은 취할 때까지 마셔보자!”였습니다. 그렇게 첫 음주와 함께 필름이 끊겼습니다.

처음부터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소주 반 병에서 한 병이면 취했던 저는 술을 더 먹기 위해, 알딸딸한 느낌을 더 길게 느끼기 위해 술 마시고 토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술을 마시고 친구들과 어울리면 제가 더없이 멋진 사람이 된 것 같았습니다. 이것이 내가 바라던 삶이라고 생각하며 이제 행복해질 일밖에 안 남았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술로 인해 엄마와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제가 블랙아웃 되는 모습에 불안해하시며 저를 따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술을 마음대로, 먹고 싶은 만큼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엄마의 걱정이 간섭으로 왜곡돼 보였습니다. 술을 마신 지 2년이 되지 않아 엄마의 눈을 피해 혼자 몰래 술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집에서 TV를 보며 아빠가 사다놓은 술을 찾아 훔쳐 마셨습니다. 제가 아빠의 술에 손을 대자 부모님의 갈등은 심각해졌고 결국 집에서 술이 사라졌습니다.

 

친구들을 만나서만 술을 마시겠다고 당당히 얘기하고서는 술을 숨기고 혼자 몰래 마셨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러가기 전에도 집에서 술을 마셨고 편의점에서 혼자 일하는 동안에도 내내 술을 마셨습니다. 그렇게 하루 종일 술에 취해 있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취업도 했지만 일보다 술이 먼저인 상황이 반복됐고 업무에 차질이 생겼음에도 나는 아니겠지하며 술문제를 계속 부정했습니다.

병원에 입원해서도 술문제를 인정하지 못하고 부정하던 저였지만 1단계 발표 후 술문제를 인정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제 삶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인생의 실패자라고 생각했던 알코올 중독자라는 말이 제가 인생을 새롭게 살 수 있는 말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고 지내며 맑은 정신으로 모두 느끼고 기억하는 하루하루가 감사한 삶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 꿈은 저와 같은 ADHD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제가 받은 도움을 나누어주며 꿈을 찾아주고 회복하는 알코올 중독자가 되는 것입니다. 저에게 새로운 꿈을 꿈꾸게 해주신 다사랑중앙병원에 감사드리며, 2년이라는 시간동안 병원과 함께 술 먹지 않는 오늘을 살 수 있는 회복하는 알코올 중독자가 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김석산 원장님과 강상아 선생님, 같이 생활하고 있는 개방·재활 선생님들 모두에게 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