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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알코올 중독 회복수기] 알코올 중독 아버지와 아들의 편지
등록일 2021-02-09 조회수 1140 이름 다사랑
첨부파일 2020환자회복수기_썸네일.jpg

[2020 알코올 중독 회복수기 특별부록]

 

알코올 중독 아버지와 아들의 편지

아버지는 혼자가 아닙니다

- 첫 번째 편지 -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께...

그동안 아버지가 받아왔던 편지가 많았겠지만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진실한 마음으로 편지를씁니다.

 

지금껏 아버지 원망도 많이 하고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후회도 많이 했습니다. 어머니와 같이 살았던 지난 세월은 행복한 시간이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불행의 나날들이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싸우실 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저 자신이 부끄러웠지만 술을 마시고 어머니를 막 대하는 아버지가 너무 싫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 아버지가 어머니와 이혼하시고 아주머니와 만나 함께 사시면서 처음에는 그냥 따라갔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점점 채워갔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무언가 바뀐 새로운 삶을 바랐는데 우리 가족 앞에 놓인 미래는 어둠으로만 가득 찬 것 같았습니다. 금전적인 어려움, 가족들 간의 의사소통 단절과 불화로 인한 어려움 등 때문에 앞으로 이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무엇보다 아무 말 없이 아주머니와 살게 된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저에게는 고통이었습니다. 의사소통 차이로 인한 갈등은 아주머니와 같이 살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기만 하시고 일도 제대로 하지 않으시던 아버지가 저에게는 그저 무책임한 가장으로밖에 보이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참 저만 생각하고 이기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와 살 때는 제가 어린 나이긴 하였지만 조금이라도 아버지와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가족들에게 힘이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머니와 함께 살게 된 이후 아버지의 마음은 생각하지 않고 너무 저만 생각했었다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듭니다. 아버지가 아주머니와 어떻게 만나셨던 간에 아버지가 저를 데리고 함께 살기로 하셨다면 그것은 신중히 고려하신 후에 결정하신 것일 텐데... 새로운 환경과 처음 본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너무 싫어했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일을 안 하고 술을 마셨을 때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고 얘기도 나누고 서로 상의하며 살았더라면 지금의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텐데 라는 후회가 들기도 합니다. 집안 사정이 어려운 것을 알면서도 학원에 보내달라 떼나 쓰고 용돈도 남들보다 더 많이 받고... 지금 생각하면 제가 참으로 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제 말을 들어주시려 노력하던 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선합니다.

 

아버지를 조금이라도 생각했으면 아버지가 홀로 지내시면서 지금같이 술로 하루하루를 보내지는 않으 셨을 텐데... 그래서 요즘은 아버지 혼자 어려움을 겪으시는 것을 보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혼자가 아닙니다. 주위에 수많은 사람이 아버지를 지켜보고 있고 아버지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아들도 아버지와 같이 이 어려움을 이겨나가고 싶습니다. 한때 제 마음속에 분노와 원망으로 가득 찼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교회에 갔는데 어른들이 말씀하시더군요. “너를 낳아 준 아버지이기 때문에 아버지가 어떻게 지내시던지 아버지란다.”라고요. 그 말을 들으면서 처음에는 아무것도 못 해주는 아버지가 무슨 아버지인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그 말이 맴돌아 마음속 깊이 생각해보니 무슨 뜻인지 조금은 이해가 갔습니다. 아버지는 그동안 그렇게 힘들게 지내시면서도 언제나 저를 보면 환한 얼굴로 안아주셨고 심지어 아버지가 아프실 때도 자는 저에게 오셔서 어디 아프지 않은지 물어보며 다리를 주물러 주셨습니다. 또한 하교해 집에 오면 밥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 노력하셨습니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 그동안 물질적인 것만 생각했던 저 자신이 너무도 부끄럽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가 저에게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 숙이며 미안하다고 하실 때마다 저는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대로 아버지와 저는 한 가족이며 부모와 자식으로 만난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가장 가까운 관계입니다. 저에게 부모와 자식 관계란 어려움이 있으면 서로 나누어 무거운 짐을 덜고 기쁨이 있으면 나누어 배가 되는 것이며, 누군가 실수하면 지적해주고 감싸줘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제가 아버지께 바라는 점은 그동안 아버지가 저에게 미안한 것이 있으시더라도 다 잊으시고 다시 새롭게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술도 끊으시고 몸도 단련하시고 영적으로도 수련하시면서 아버지가 다시 예전의 건강을 회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가족을 위한 것이고 저를 위한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어머니와의 이혼 때문에 술이라는 악마의 꼬임에 넘어가 육체적으로도 영적으로도 상처받고 또 마음 속의 상처가 덧나 힘들어하시면서 우리 가정이 흔들리게 되었는데, 그 흔들린 가정을 아버지와 우리 식구들이 힘을 합쳐 일으킬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가 병원에서 퇴원해 하루빨리 회복되셔서 가족들과 같이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평안한 가정에서 우뚝 선 아버지가 계셔 우리 집안에 위엄이 있고 웃음이 넘치는 가정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집안의 어둠에 가려져 술에 취해 우울해 있는 아버지가 아니라 집안에 생기가 돌고 아버지가 힘이 넘치셔 우리 가족 모두에게 힘을 주시는 아버지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집안에서 다들 밥 한 끼 나누어 먹을 수 있는 행복한 가정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주말이면 가족들과 함께 여행도 가고 교회도 가면서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길 소망합니다 이 모든 것들은 아버지가 우리가 가족들과 사랑을 나누고 다시 힘을 내실 때 가능합니다. 아버지 하루빨리 육체적으로 심적으로 겪고 계신 병에서 회복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병에서 회복되셔서 우리 가정을 다시 일으켜 주시길 아버지께 부탁드립니다. 우리 가정을 일으키는 핵심은 아버지이시며 우리 가정을 밝고 화목하게 이끌어가는 데에 중심에 계신 분도 아버지입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버지 사랑합니다.

 

 

 

 

 

 

 

 

 

- 두 번째 편지 -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께...

어느 순간 내가 바뀌면 아버지도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매일 일이 끝나면 근처에 있는 교회에 가서 기도를 드리곤 했습니다. “하나님 저는 부유한 가정에 살기 원하지 않습니다. 단지 저희 아버지가 술이라는 악마에서 빠져나와 가족끼리 나눌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아버지와 함께하며 행복한 가정 안에서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께 이런 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고 그런 마음을 편지에 담아 아버지께 전해드렸습니다. 그리고 거짓말같이 아버지가 천천히 변해가시기 시작했습니다.

 

무뚝뚝한 아버지가 로맨틱하고 사랑스러운 아버지로, 무책임하게만 느껴졌던 아버지가 가정을 위해 자기 자신을 헌신하는 아버지로,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줄 알았던 아버지가 타인을 위해 자기자신을 헌신하는 아버지로... 그렇게 서서히 아버지는 마치 내가 어렸을 때 멀리서 우러러보고 존경하던 아버지로 바뀌어 가고 계셨습니다. 어렸을 때와 달라진 게 있다면 아버지의 얼굴에 늘어난 주름살과 그 늘어난 주름살만큼이나 늘어난 사랑 그리고 멀게만 느껴졌던 아버지가 제 옆에서 언제나 저를 지켜보며 응원해주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직 이렇게 바뀐 아버지와 지내는 것이 자연스럽지만은 않습니다. 아마도 아버지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술이라는 덫에서 나와 이제야 조금 더 가까워지나 했는데 제가 호주로 유학을 가게 되어 너무나 아쉽습니다. 방학 때 나와도 학비 때문에 매일 일하느라 정신이 없어 잘 찾아뵙지도 못하고 때로는 저 자신만 생각하는 것 같아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유학 간 이후로 몇 번 안 되는 기회였지만 뵐 때마다 아버지의 저를 향한 사랑을 느낄 수 있어 너무나 기쁩니다. 얼마 전 함께 저녁 식사를 하였을 때 아버지가 너의 비전은 뭐니? 이 녀석 아빠한테는 왜 이런 얘기도 안 해?”라고 말씀하셨을 때 아버지에게 이런 질문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었기에 어색했지만 아버지가 저에게 사랑과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느낄 수 있어 참으로 좋았습니다.

 

이렇게 편지를 쓰면서 느끼는 것은 하루빨리 모든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모두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며 농담도 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밥 한 끼를 먹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럼 나중에 다시 볼 때까지 건강하시고 항상 행복하며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살길 기도하겠습니다. 비록 육체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언제나 주님의 품 안에서 우리 가족은 하나이고 저도 한국에 있는 가족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호주에서 아버지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아버지를 생각하며 911일 씀.

 

 

 

 

 

[2020 알코올 중독 회복수기 특별부록]

 

알코올 중독 아버지와 아들의 편지

못난 아비를 용서해다오

 

-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내는 답장 -

 

사랑하는 아들에게...

너의 인생을 앞에서 똑바로 이끌고 힘을 실어 주지 못한 못난 아비를 용서해다오. 인간의 삶이 뜻대로만 되지는 않는 것이 이치인 것 같구나. 네가 얼마나 자랑스럽고 대견스러운지 항상 너의 얼굴을 떠올리면 기분이 들뜨고 마음이 상쾌해진단다.

 

사실 네가 볼 때 항상 부족하게 느껴지고 어떨 때는 모순투성이인 것처럼 여겨질 때가 많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아비는 솔직히 모범이 되는 역할을 하나도 제대로 한 것이 없었음을 시인한다. 하지만 어쩌겠니 과거는 흘러갔고 훌륭하게 성장하여 나를 이해해주려 노력하는 너의 바람에 조금이라도 부응하려면 술과 완전히 단절할 수밖에 없는 것을... 최대한 나의 모든 노력과 성의를 다하여 열심히 살아갈 것을 다짐해본다.

 

네가 먼 곳으로 공부를 하러 가서 한참을 고생하며 지낼 일을 생각하니 또다시 마음이 요동치는구나. 이 아비는 마음을 가라앉혀 담담하게 고쳐먹고 너와 계속 소식을 주고받으며 속마음을 나누고 싶다. 최고가 되어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이 봉사하며 평생을 많이 보다는 깊이 있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람을 가져본다. 너의 인격이 다른 사람들에게 향기를 뿜어내어 너를 마음속으로 존중해 줄 때 너의 가치가 진정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사랑하고 베풀 줄 아는 멋진 아들을 떠올리며 아비의 역할을 주어진 데로 잘하고 싶다. 아줌마에게도 따뜻한 말 정다운 말 한마디 건네주렴. 파이팅! 함께 힘내자. 아들아 사랑한다.